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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30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아내의 절반. 가질까, 말까?
  2. 2008.09.28 '먹는 미술품', 우리의 아름다운 떡살무늬를 이야기한 책! (1)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아내의 절반. 가질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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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 10점
박현욱 지음/문이당


나는 사랑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결혼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나는 축구 전문가도 아니며 마니아도 못 된다. 이 소설에 나오는 사회학, 인류학 분야에서의 다양한 논의들도 지극히 피상적인 부분밖에 모른다.

다만 나는,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사랑과 결혼이란 인생을 손쉽게 행복으로 또는 불행으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 비단 축구가 아니더라도 세상의 모든 것이 우리 삶과 닮아 있다는 것, 혹은 모든 학문의 끝점에 우리 자신에 대한 탐구가 있다는 것과 같은 평범한 내용들에 대해 알고 있을 따름이다.

이 소설은 무엇보다도 행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인간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드러난 문제점의 대안을 고민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함이다. - 박현욱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아내의 절반. 가질까, 말까?
 
 
  "이 제목, 글자가 빠진거 아니냐? 옛 자字 라던지, 전前 자字 라던지..."
 한 달 전, 생전 들리지 않던 녀석이 수박 한덩어리를 들고 놀러왔을 때, 서재에서 한 권의 책을 뽑아들고 한 말이다.
 
  읽고 싶으면서도 안 읽고 남겨놓는 몇 권의 책이 있다. 그 무엇을 해도 시큰둥하고, 아무것도 안하자니 심심해 죽을 것 같을 때. 그 때 읽으려고 있지도 않은 자식 결혼 혼수용으로 사놓고 아예 잊어버린 우량주식 몇 장처럼 아예 존재 자체도 잊어버린 몇 권의 책이 서재 맨 아래 가장자리에 몇 권을 숨겨둔 것이다. 꽤 많은 책중에 그곳에서 기웃대더니 얌전히 있는 책에 시비를 건 것이다. '아, 그 책이 저기에 있었네?' 정말 한동안 잊고 있던 책이다.
 
 그 책에 대해 약간의 설명을 해줬더니 '나를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며 들고 도망을 쳤다. 어짜피 나중에 읽을 거 온전히 되돌려주라고 통화를 했지만,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줘버렸다. 만화책도 열 페이지를 넘기면 잠이 들어버리기로 소문한 녀석이 언제 돌려줄 지 모르는 일이고, 돌려준다는 보장도 없어서다. 한 칸의 꽉 차있었는데 빈자리가 울할아버지의 앞니같아 얼른 사다 채워 넣었다. 그리고 '심심해서 죽을 것 같은 그런 날'은 어제였고, 그래서 하마터면 읽지 못할 뻔한 그 책을 꺼냈다.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 제목엔 아무런 문제 없는 소설이다.
 
 

 
  2년 전 '일처다부제'라는 생소한 소재와 '축구'를 더해, 2006년 월드컵이라는 시의성도 있었지만, 갑론을박의 논쟁도 불러일으켰던 소설이다. 최근에 '영화'로도 제작되어 다시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한, 그러고 보니 근간에 읽긴 읽어야 할 책이었다. 읽지 않고 뜸을 들인 덕분일까? 첫정을 펴는 순간부터 지난 밤의 심심함은 잊어버렸다. 모두 읽지 못해 아쉽게 잠이 들었고, 점심시간의 잠깐 여유를 틈타 카페로 달려가 모두 읽어버렸다. 프랑스소설에서나 만날 법한 소재에 축구가 더해진 정말 소설다운 소설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인아'를 먼 발치에서 좋아하게 된 '덕훈'은 어느 날 회식을 하고, '단' 둘이서 한잔 더 마시게 된다. 이야기중에 그녀가 FC 바로셀로나 축구팀의 열렬한 팬임을 알게 되는데, 그 또한 레알 마드리드를 사랑하는 축구광. 둘은 더욱 친해지고 애인이 된다. 모든 것이 마음에 드는 그녀. 하지만 그녀에게는 딱 한가지 단점이 있다. 그녀는 자유연애주의자다.
 
"사랑에 빠지면 고통이 시작된다. 사랑의 고통이란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의 몫이다. 내 경우에는 누가 누구를 더 많이 사랑했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더 많이 사랑했던 것 같지만 겉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내게 잘했다. 문제는 그녀의 사랑이 아니라 그녀의 몸이었다. 몸이라고 하니 이상한가? 그러너 어른의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 어른의 사랑에서는 누가 누구를 얼마나 더 사랑하는가의 문제만큼이나 '누가 구구와 잤는가 하는 잔인한 문제'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 잔인한 문제는 사랑도 의심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에 관한 한 고통은 온전히 내 몫이었다." (p 50)
 
  덕환은 당당히 결별을 선언한다. 하지만 곧 그녀에게 꼬리를 내리고 돌아간다. 오히려 그녀의 연애관을 100% 수용하기로 하고 옐로우카드를 받는다. 한 번 더 결별을 이야기하면 레드카드다. 그후 그렇지 않은 척 하면서도 일로 인한 그녀의 늦은 귀가와 술자리는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실제로 일때문 일 수 있고, 회식일 수 있는데 그녀의 말을 믿지 못한다. 다 좋은데 딱 한가지 마음에 안드는 그녀의 연애관은 급기야 플레이보이 친구에게 조언을 얻게 만든다. 친구는 말한다. "결혼해라." 지금이 좋다고 버티는 그녀를 달래고 달래 '결혼'을 하게 되었지만, 그녀의 연애관은 바뀌질 않는다. 결국 아내가 된 인아에게 이런 말까지 듣는다. "나, 그사람하고 결혼하고 싶어. 그렇지만 덕훈씨도 사랑해."
 
  마누라가 바람피운다는 것은 아끼는 자전거의 안장이 없어진 것과 같다고, 그래서 안장을 갈아 끼우기보다는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게 된다며 이혼을 앞둔 친구의 변辯 에 그도 맞는 말이라며 따르고 싶지만, 그녀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는 덕훈, 어쩌면 인아가 두번 째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그 '놈'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클 것이다.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소설의 제목처럼 '아내가 결혼했다'. 하지만 여전히 인아는 덕훈의 아내다. 그 후 일어나는 웃지 못할 이야기는 더이상 말 못하겠다. 매맞을 것 같아서...
 
  '일처다부제'라는 소재는 어처구니 없는 소재같지만, 한편 지금도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는 남편들의 외도나 부부들의 아슬아슬한 불륜에 대한 당당한 고백인지도 모른다. 몰래 벌인다면 범죄겠지만, 상대도 이미 알고 있는 부인의 연애는 '싫음 할 수 없다. 하지만 너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주장만큼 정당하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잣대는 여기서는 통하지 않는 것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본다면 억장무너지는 아내의 연애관은 '종종번식의 본능' 운운하며 벌이는 남자의 그것과 닮아서, 덕훈의 갈등과 고민은 '바람피는 서방둔 아내'의 마음과 일맥상통하다. '싫으면 관두면 될 것'인데, 싫지 않은 것이 문제다. 덕훈에게 인아는 '팜프파탈'의 클레오파트라고, 백만 개의 흡착판과 2백만 개의 부드러운 솔기를 지닌 옹녀다. 그녀에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덕훈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덕훈이라면, 이 스토리는 어떻게 될까?
 
그 해답을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에게서 찾을까 한다. 노름에, 바람에 할머니 속을 ' 썩어 문드러지게' 썩혔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하실 때면 할머니는 그 이야기의 끝에 꼭 하시는 말씀이 있다. "내 지금 당장 죽어도 원은 읍다마는 '사랑같은 사랑' 한 번 못해보고 중는기, 그기 정말 한스럽데이."
 
 덕훈은 인아를 사랑하고 있다. '아내가 결혼하는 있을 수없는 사태'를 맞으면서도 그녀와 헤어지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 애정이 되었든, 애증이 되었든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모르겠다. 나중에 그보다 더 나은 사랑을 만나게 될 지, 그녀에 대한 사랑이 식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를 저보다 더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잘 살고 있는 것 아닐까? 남에게 보이기 위해 사는 세상도 아니고, 저 좋아 죽고 못살겠다면 그런대로 잘 사는 인생이다. '당신을 완전히 가질 수 없다면 반쪽이라도 갖겠다' 는 영화 [글루미 선데이]의 자보의 고백이 우스울지 모르겠지만, 그것을 허락하는 '일로나'가 있다면 그것이 진심이라면 상관없지 않을까?
가정적인 내 남자에게서 '다른 여자의 향기가 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맞고 있는 아내나, 무엇인가에 미쳐 수시로 집을 비우는 아내를 둔 남편에게는, 그리고 이시간에도 속고 속이는 묘한 심리전 속에 모든 기운을 허비하는 부부들에게는 '애들 소꼽장난'같은 귀여운 연애행각으로 보이지 않을까? 덕훈은 행복한 놈인지 모른다. 최소한 자신을 부러워해 줄 '우리 할머니'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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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미술품', 우리의 아름다운 떡살무늬를 이야기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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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떡살 무늬 - 10점
김규석 지음/미술문화

떡살 제작 기능보유자 김규석이 근 20년을 전통떡살 제작에 쏟아부은 정성을 정리한 책. 전통무늬를 새겨넣은 떡살을 각각의 특징을 중심으로 분류했다. 떡살의 정의, 각 떡살 무늬의 의미와 쓰임새에 관한 이야기가 저자가 직접 깎고 다듬어 새겨넣은 떡살과 어우러져 있다.


'먹는 미술품', 우리의 아름다운 떡살무늬를 이야기한 책! 
 
  친분이 있는 일본신문사의 한국특파원은 일본으로 돌아갈 때 마다 종로에 들러 '떡'을 사간다고 한다. '너희들도 모찌餠 라는 찹쌀떡이 있잖냐?'고 물었더니 대답없이 그냥 웃기만 했다. 그 웃음이 마치 나를 '바보'로 보는 듯 해 기분이 꽤 상했었다. 몇 개월 후 다시 만난 자리에서 그 친구는 내게 한국에서 떡을 사는 이유를 말해 줬다. "한국에는 떡에 예술작품이 들어 있거든. 너무 아름다운...내가 선물한 일본의 어느 지인은 먹지않고 굳혀서 벽에다 걸어놓기도 했어."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나도 모르는 것을 외국인인 네가 아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재차 물어봤더니 "모르냐? 한국의 떡에는 조각이 가득하다."는 마치 선문답을 하듯 하는 거였다. 나중에야 알았다. 우리 떡에 새겨진 '떡살무늬'를 말한 것이었다. 그 후엔 나도 종로를 들르면 항상 새로운 무늬의 떡이 있던가, 색은 무엇이든가 살피곤 했다. 그전엔 인식하지 못하던 것을 알고 먹으니 맛도 느낌도 새로웠다. 그리고 우리 떡에 새겨진 무늬들은 무엇인가 알고 싶어졌다. 그러던 차에 반가운 책을 만났다. 광주시 무형문화재 남도의례음식장으로 지정되실 정도로 남도음식의 대가셨던 이연채 선생은 떡살과 다식판 제작에 한평생을 바쳐 오다 지난 1994년에 타계하셨는데, 그 분과 함께 떡살과 다식판을 연구,제작해 오고 있으며 전통음식에 대한 뜻도 이어가고 있는 제자 김규석 선생이 꾸민 책 [아름다운 떡살무늬]를 만난 것이다.
 
 

 


















  이 책은 떡살 제작 기능보유자 김규석이 근 20년을 전통떡살 제작에 쏟아부은 정성을 정리한 책으로 전통무늬를 새겨넣은 떡살을 각각의 특징을 중심으로 분류한 책이다. 떡살의 정의, 각 떡살 무늬의 의미와 쓰임새에 관한 이야기가 저자가 직접 깎고 다듬어 새겨넣은 떡살과 어우러져 떡살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규식선생께서 이렇게 책을 만들 정도로 우리의 꽃살 무늬에 온 힘을 다하신 이유문양(무늬)이 개인적으로는 각자의 삶을 통해 발현되는 창조적 산물이며, 언어나 문자와 마찬가지로 사용 주체인 민족과 그 민족이 처한 역사적 배경에 따라 고유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물의 재료 차이에 따른 점이나 선 등의 질감에서부터 공예·회화·건축 등의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에 이르기까지, 문양은 단순히 장식적인 기능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 본연의 기원과 욕구를 다분히 종교적 성격을 띠면서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문양(무늬)는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에서 문양이란 일반적으로 물건의 겉 부분에 여러 가지 형상이 어우러져 이룬 모양을 뜻한다. 우리말로 '무늬'라 하며 한자로는 '문양(文樣)' 혹은 '문양(紋樣)'이라고 표현한다. '문(文)'은 글자(書契, 사물을 표시하는 부호), 꾸밈(飾), 아름다움(美), 빛남(華), 아롱짐(斑), 빛깔(文彩) 등을 뜻한다. 한편 '문(紋)'은 직물의 문채(織文) 즉 '비단무늬', '꽃무늬' 등을 의미한다. 문양(文樣)과 문양(紋樣)에는 각각 문화적인 소산과 문명적인 소산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그러므로 문양은 삶을 통한 문화 활동의 소산이자 창조적 문명의 산물이라 하겠다. 이와 같은 문양은 언어·문자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인류가 이루어 놓은 회화·조각·공예 등 모든 조형미술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문양(무늬)는 단지 아름다운 것 뿐 아니라, 그 이전에 우리의 역사와 정신과 혼이 담겨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일본인 친구가 우리의 떡 무늬에 매료되고, 그것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가 그것에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떡살 무늬에는 우리민족의 모든 마음이 오롯이 담겨져 있다. 비례미가 물씬 느껴 지는 點과 線에서부터 원앙, 나비, 목단, 물고기, 잉어, 거북이, 연꽃, 국화, 매화, 포도열매 등등 그 무늬들은 곧 기도하는 마음, 간절한 소망이기도 한 것이다. 그 의미에 있어서는 모든 무늬마다 특별한 의미가 있고 또 사용하는 시기가 다르다. 즉, 백일이나 혼인 회갑때 사용하는 문양이 다르고 의미가 다른데, 예를 들어 백일에는 기쁨을 의미 하는 물고기나 파초를, 결혼에는 원앙이나 꽃위를 날아다니는 나비, 석류나 복을 가져다준다는 한쌍의 박쥐 등 아들 딸 많이 낳고 복받기를 기원하는 무늬를, 회갑 에는 壽福문자나 태극 팔괘무늬 그리고 장수를 의미하는 잉어나 거북이 등의 무늬를 새겨 넣었다. 그런가하면 스님들의 불공에는 연꽃무늬 완자형의 무늬를 넣었고, 일반 가정에서는 장수(長壽)나 다복(多福), 부(富貴) 등의 간절한 바람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글자 무늬로 나열했던 것이다.
 
 



















 
  떡살은 절편의 표면에 무늬를 찍어내는 판이며 떡에 살(文樣)을 부여한다는 뜻으로 예부터 절편에 떡살로 무늬찍는 것을 `살박는다'고도 했다. 떡살은 떡손이라고도 하는데, 떡손이라고 할 때는 원형 문양에 손잡이가 대체로 양 가장자리에 있는 것을 말한다. 장방형의 긴 떡살은 가래떡처럼 긴 떡에 연속무늬이거나 단독무늬라도 연이어 있는 떡살을 양쪽에서 눌러 찍은 다음 떡을 적당한 크기로 떼내거나 썰어서 먹었지만, 떡손의 경우는 떡을 일정한 크기로 먼저 떼내어 그 위에 떡손으로 눌러 찍었다. 절편에 살을 박아 넣은 것은 단순히 배불리 먹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녔던 것이다. 이 떡살에서 우리는 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더 나아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우리 조상들의 미의식과 심미안을 느낄 수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바로 아름다운 무늬의 떡살로 찍은 절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재질에 따라 나무떡살과 자기떡살로 나눌 수 있는데, 단단한 소나무·참나무·감나무·박달나무 등으로 만드는 나무떡살은 1자 정도의 긴 나무에 4∼6개의 각기 다른 무늬를 새겼다. 사기·백자·오지 같은 것 등으로 만드는 자기떡살은 대개 보통 5∼11㎝ 정도의 둥근 도장 모양으로, 손잡이가 달려 있어서 잡고 꼭 누르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은 떡살무늬는 일반적으로 가문에 따라 독특한 문양이 정해져 있다. 그 문양은 좀처럼 바꾸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집안에 빌려 주지도 않았다. 부득이하게 떡살의 문양을 바꾸어야 할 때에는 문중의 승낙을 받아야 할 만큼 집안의 상징적인 무늬로 통용되었다. 이 책에서는 김규석 선생이 직접 제작하신 나무떡살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는 우리의 떡살무늬들이 십장생문 十長生文, 사군자문 四君子文 을 시작으로 다식판 무늬까지 80여 종의 떡살무늬들이 저마다의 모습에 설명을 더해 소개되고 있다. 특히 한쪽에는 영문을 두어 외국인들도 우리의 떡살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눈에 띄었다. 명절 때마다 만날 수 있었던 눈에 익은 떡살무늬도 있었지만, 전혀 보지 못한 아름답고 섬세한 떡살무늬가 대부분이었다. 이것이 과연 우리나라의 문화란 말인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문양들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떡살무늬를 보기 쉽게 하기 위해 낙관을 찍는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갓 뽑아낸 떡에 모양을 새겼다면 그 입체감과 모양에 더 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최근에 생일이나 행사때 케익을 대신해서 우리 떡으로 된 케익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어느 커피전문점에서도 떡을 취급하는 곳도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 뿐 아니라, 옛날의 재래식 방앗간을 대신해 우리 떡 전문점이 프랜차이즈화 되어 동네마다 떡집이 서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곳에 우리의 떡살무늬들이 액자에 담겨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은 틀에 담겨진 수많은 그림과 기호, 그리고 글자들은 목판화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입는 티셔츠에 새겨넣어도 훌륭한 디자인이 될 것도 같았다. 그 활용도는 너무나 무궁무진해서 생각을 거듭하다가 그만 둘 지경이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이 있듯, 우리네는 한번 먹고 나면 없어져 버릴 떡 하나라도 보는 즐거움으로 구미를 돋구었다. 평면의 떡이 아닌 음과 양의 요철을 지녔고, 들어가고 나온 부분마다 떡을 씹는 식감funnylion도 다른 우리의 떡에 새겨진 떡살은 먹는 조각품이 아닐 수 없었다. 이렇듯 생활의 사소한 것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치장하기를 즐기던 우리 문화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떡살은 선조들의 격조 있던 음식문화를 대변하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문화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고, 아름다운 우리미술의 멋을 즐길 수 있었다. 이제 활용하고 대중에 알리는 일이 남은 것 같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기록된 이 책은 음식을 다루는 요리사나 경영자, 그리고 다양한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아이디어와 활용도를 알려줄 책이다. 그리고 우리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잊고 있는 우리문화유산을 이야기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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