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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6 이준구 교수, 전통 경제학을 버리고 행태주의이론을 채택하다!
  2. 2009.12.19 이매지너 - 공상을 창조할 수 있는 상상력으로 키우는 힘, 이매지닝에 있다!

이준구 교수, 전통 경제학을 버리고 행태주의이론을 채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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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C 인간의 경제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이준구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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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 전통 경제학을 버리고 행태주의이론을 채택하다! 

  이 책은 경제학관련 분야로는 조금 특별하고 기념비적이다. 미시경제학과 재정학분야에서 대표적인 주류경제학자인 이준구 교수가 이 책을 통해 일종의 ‘커밍아웃’을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미 간결한 문체와 친절한 설명으로 <경제학원론>,<미시경제학>,<재정학> 등을 펴낸 바 있고 경제학도라면 그가 쓴 이 책들을 최소한 한 권 이상은 읽었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잠시 눈을 돌려 행태경제이론behavioral economics에바람이 났다. 기존의 연구에 대해 반기를 든 셈이다.  

  어쩌면 그는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추구하는 ‘이코노미컬한 인간‘이라는 전제에 사로잡힌 전통적 경제이론의 ’비합리성‘에 질렸는지 모른다. 한편으론 평생을 경제학 교육에만 힘을 쏟던 그가 ’삐딱선을 타고 삼천포로 흘러들어가는‘ 한국경제의 현실을 더 이상 눈뜨고 못봐주겠다는 마음에 올바른 경제정책을 제시하기 위해 강단에서 한 발을 내렸는지도 모른다. 글로벌 경제시대에 걸맞게 국내는 물론 국제경제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아진 국민들의 지적 수요를 지금까지 국내 경제학자들이 충족해주지 못했고, ’괴짜 경제학‘, ’경제학 콘서트‘, ’상식 밖의 경제학‘ 등 외국인 경제학자에 의한 쉬운 ’행태주의 경제학’ 책들이 출간되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현재 이준구 교수의 ‘커밍아웃’으로 만들어진 <36.5℃ 인간의 경제학>은 독자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교수가 행태경제이론에 눈을 돌린 이유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었다. 한 마디로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현실의 경제정책의 불합리성은 전통 경제이론의 틀에 얽혀 있는 자들이 내린 ’합리적인 선택‘에 의해 내려진 결과물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경제정책이 불합리적인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정자들은 ’경제원칙‘에 입각한 효율적인 정책이라고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다. 즉, 프레임이 바뀌지 않으면 보이는 세상 역시 변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였다. 이 교수는 늦게나마 행태경제이론 연구에 관심을 두게 된 변辯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알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틀을 짜야 좋은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인간의 본성에 어떤 결이 있다면 그 결을 따라 움직이도록 부드럽게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틀을 짜야 한다는 말이다. 그 결을 거스르는 방향으로 정책의 틀을 짜면 비용만 많이 들 뿐 기대하는 성과는 나오기 힘들다. 바로 그 정이 행태경제이론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다. (중략)

행태경제이론은 인간 본연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인간이 정말로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존재인지를 검증해 보자고 제의한다. 그리고 그렇게 찾아낸 인간 본연의 모습에 기초해 경제이론을 다시 써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행태경제이론에서는 인간의 체취가 물씬 풍긴다. 전통적인 경제이론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36.5℃의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다.“ 본문 7-8 쪽

    이 책은 이준구 교수가 지금껏 자신이 공부한 ‘행태경제이론’을 간략하게 요약한 책이라고 보면 된다. 저자 자신이 행태경제이론에 눈뜬 지 얼마되지 않았고, 현재 신학문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고 책에 고백하기도 했는데, 난 학문적 입지에 있어 누구도 넘보지 못할 만큼 탄탄한 위치에 있는 저자가 느즈막히 새로운 학문에 도전한 것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연구분야에 대해 수십 년 동안 수백 수천 명의 학생들을 가르쳐 왔던 그에게 이러한 ‘변화’는 자못 위험스럽기까지 한 시도이기 때문이다. 바라건대 저자의 이러한 변화의 이유가 경제정책 수립에 직접 참여하는 위정자들 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이 적잖았기에 이를 통감하고 미래의 경제 정책 입안자들을 위해 새로운 경제학 코드의 접목을 시도한 것이라면 좋겠다.  

  저자는 우선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끝없는 욕망과 완벽한 합리성을 갖춘 인간, 즉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경제적 인간)로 가정한 주류 경제학에 태클을 걸었다. 백해무익한 담배를 끊는다고 다짐하면서도 끊지 못하는 사람들, 야식과 함께 다이어트 약을 먹는 여성들, 단지 싸다는 이유로 별 필요도 없는 상품을 충동구매하는 소비자들 등, 현실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경제행위는 결코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행태경제이론은 이러한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인간을 설명하기 위해 경제학과 심리학이 결합된 새로운 경제학의 대안이다. 행태경제이론의 시작은 바로 우리들은 주류경제학이 말하는 것처럼 결코 ‘아인슈타인처럼 생각하고 간디처럼 인내심이 많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행태경제이론을 접하면 주류경제학이 설명할 수 없었던 인간들의 경제행위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매일같이 직접 경험하면서도 지금까지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을 언급하고 있어 점쟁이를 만난 듯 놀랍고 신기함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기존에 나온 행태경제이론에 대한 책들과 내용면에서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의미를 둔다면 서 너 권의 책을 종합하고 요약해 엑기스만을 한 권에 담았고, 국내의 경제상황에 맞는 사례를 들고 있어 이해가 쉽고, 잘못된 경제정책들의 원인을 모색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지난 봄 펴낸 <쿠오바디스 한국경제>이 국내 경제정책의 모순과 폐해, 그리고 비현실성을 낱낱이 지적했다면, 이 책은 이러한 원인이 주류경제학적 근거에 바탕하고 있음을 역설하고 있었다. 이를 잘 설명하고 있는 대목이 있다.   

  “나는 행태경제이론의 영향력이 이론보다 정책의 측면에서 훨씬 더 빠르게 확대되리라고 본다. 기본 골격을 바꾸기가 어려운 이론과 달리, 정책의 경우에는 기존의 체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정책에 활용될 수 있는 길은 언제나 넓게 열려 있는 셈이다. 행태경제이론은 정책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의 보고라고 말할 수 있다.” 본문 288-289 쪽

    책의 전반에 걸쳐 행태경제이론에 대해 놀라고 있는 저자를 발견하게 된다. 전작들이 자신이 많은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물을 전하는 내용이었다면, 이 책은 흥미롭고 즐거운 분야에 대해 공부한 학생이 레포트를 낸 듯 하다. 마치 몇 년 묵은 체증이 가라앉은 듯 갈증을 해소한 듯 깨달음에 이른 저자의 목소리는 밝기만 하다.    

  “솔직히 말해 나 자신도 행태경제이론을 공부하면서 종전에 아맂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눈 뜨게 되었다. 전통적 경제이론에만 매달려 있던 나는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변화는 정책을 보는 내 시각에도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인간은 완벽하게 합리적이지도 않고 언제나 이기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밑에 깔고 저액을 보는 버릇이 생겼기 때문이다. (중략)

  행태경제이론 덕분에 이제 나는 훨씬 더 현실성 있고 균형 잡힌 정책 평가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느낀다. 뿐만 아니라 이 이론에 접하고 나서부터 경제학이 더욱 흥미로운 학문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 경제이론 중에는 이론을 위한 이론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없는 것들이 많다. 단지 논리의 유희라고 볼 수 있는 것들도 많이 있음을 부정하기 힘들다. 이에 비해 인간 본성의 진실을 탐구하는 행태경제이론을 생동하는 현장감으로 가득 차 있다.

내 학자 인생에서 행태경제이론을 만난 것은 뜻밖의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 같은 행운을 누리고 있는 사람의 숫자는 지극히 적다. 일반 대중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경제학자들 중에도 이런 이론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는 사람이 아직 적지 않은 형편이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비교적 일찍 이 이론에 눈을 뜨게 된 것을 큰 다행으로 생각한다.” 본문 289- 290쪽

    이 책의 의미에 대해 저자는 독자와 함께 ‘행태경제이론’을 공부해 보자는 초대장 역할을 한 것이라고 스스로 책에 밝혔다. 이 말은 곧 기존의 경제학 교과서만으로는 경제학의 모든 부분을 설명할 수 없다는 고백임과 동시에 대한민국 대표 경제학자인 이준구의 미래 연구과제는 ‘행태경제이론’임을 예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교수의 이 언급은 대한민국 경제학에도 ‘행태주의이론’이 많이 채택될 거라는 선언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이를 계기로 행태경제이론이 단순히 ‘재미 삼아 읽는 경제학’ 정도의 수준을 넘어 경제정책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칠 만큼 발전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가 <경제학 콘서트>의 팀 하포트와 <상식 밖의 경제학>의 댄 애리얼리에 버금가는 멋들어진 책을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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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너 - 공상을 창조할 수 있는 상상력으로 키우는 힘, 이매지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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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너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김영세 (랜덤하우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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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상을 창조할 수 있는 상상력으로 키우는 힘, 이매지닝에 있다! 

한 사내가 커피숍의 창가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한 곳을 응시하던 그는 다급히 펜을 들고 쓸 곳을 찾았다. 테이블 위에는 커피잔과 냅킨 뿐이었다. 사내는 쫓기든 냅킨에 빠르게 그림을 그렸다. 냅킨에 그려진 그림은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아이리버의 MP3의 초기디자인이었고, 그 디자인에 대한 가치는 12억 원에 달했다. 이 짤막한 이야기는 책 제목 <12억 짜리 냅킨 한 장>의 제목에 얽힌 스토리다. 떠오르는 상상을 주체할 수 없어 냅킨에 디자인을 그려낸 사내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김영세다. 그는 두 번째 책 <이노베이터>에 이어 얼마전 <이매지너>라는 책을 펴 냈다. 

  사람들은 하루에 약 24,000번 정도를 생각한다고 한다. 이는 하루 종일 횡경막이 움직이는 숫자와 거의 비슷한데, 그렇다고 보면 한 번 호흡할 때(약 3초) 마다 새로운 생각을 하는 셈이다. 심지어 우리가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도 뇌는 깨어 무수히 많은 생각을 만들고 있다고 하니, 뇌의 메카니즘은 정말 놀랍고 위대하다. 

  우리가 하루 종일 만들어내는 생각의 대부분은 대부분 ‘쓸 데 없는 생각’ 즉, 공상空想, fancy이다.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 대한 이미지心像를 머릿속에 떠올리는 이런 생각들은 거의 ‘바라는 것’ 다시 말해 현실에서 채워지지 않은 욕망에 대한 그림들이다. 공상空想,이 헛것이라면 상상想像은 날(born, raw)것이다. 수많은 공상 속에서 ‘쓸 만 한 생각’을 걸러내고 ‘쓸 데 있는 생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상상想像이다. 우리는 이처럼 ‘쓸 만 한 생각’을 아이디어idea라고 부른다면 떠도는 공상에서 아이디어로 도출되는 모든 과정의 총합을 상상imagine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상은 인류를 먹여살리고 지켜내고 있다. 토머스 맬서스Thomas Robert Malthus의 인구이론의 말대로라면 인구폭발로 인해 인류가 종말을 맞아야 했겠지만, 60억 인구가 넘어서는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의 ‘쓸 만 한 생각’, 아이디어idea가 있어 유한한 토지와 환경에서도 ‘생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인간의 역사는 ‘필요를 충족시키는 아이디어의 발전사’라고도 볼 수 있겠다. 김영세는 상상하고 아이디어를 도출해 새롭게 미래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이매지너imaginer'라고 불렀다. 책<이매지너>를 읽었다.   

 

 

   머릿속에서 생각을 떠올리기 위해 몇 시간째 혼자서 골똘히 빠져 있는 행위, 즉 소위 ‘멍~때리는 상황’을 김영세는 이매지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것을 그려내기 위해 마음껏 상상하는 일련의 과정인 이매지닝imagining은 공상이 아닌, ‘전략적 상상’이라고 보았다.   

 “이매지닝의 개념을 좀 더 명확하게 정리하자면, 일종의 ‘전략적 상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막연한 공상이나 잡념이 아닌,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가공할 힘을 지닌 두뇌 작용 말이다. 실제로 나는 이 ‘이매지닝’을 통해 이노(INNO)의 수많은 디자인들을 탄생시켰고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변화를 주도해 왔다. 10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비행기 여행에서, 혹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씩 생기는 자투리 시간에 나는 어김없이 이매지닝에 빠져든다.” 프롤로그 13쪽

    이 책은 저자가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이기 이전에 한 명의 이매지너imaginer로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이야기한 책이다. 그래서 절반 이상이 지금껏 그가 창조해낸 소산물들의 스토리가 상세한 그림과 함께 마치 도록圖錄를 펼치듯 그려내고 있어 책을 읽는 재미가 쏠솔하다. 하지만 거기서 그 맛에 취한다면 책맛을 절반도 채 즐기지 못한 셈이다. 왜냐하면 이 책에는 그가 생각하는 이매지너의 개념과 이매지너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정과 실천방법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을 온전히 체득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의 결과물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에 주목해야 한다. 

  조그마한 소리상자인 MP3에서부터 각종 가전제품, 나아가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로고와 네이밍까지 그가 만들어내는 무궁  무진한 디자인제품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Design is Loving Others."라는 디자인 정신이다. 그렇다. 김영세의 디자인에는 ‘타인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조그마한 수저통의 둥근 안쪽 테두리를 열 십자(十) 모양으로 파내어 서로 뭉쳐다니지 않도록 하는 것처럼 그의 디자인에는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불편함을 편리함으로 바꿔내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또한 딸아이가 좋아할 것 같은 MP3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바비라인‘ MP3플레이어를 만든 것처럼 직접 꺼내어 보여줄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사랑이 담겨 있다. 김영세에게 있어 디자인의 시작은 사랑이다. 그래서 자신이 디자인한 제품의 대상(소비자)이 만족하고 즐거워했고, 높은 호응도는 제품의 매출을 급상승시켰다. 그에게 디자인은 다른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한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사용자의 행복을 위한 사랑의 디자인인 것이다. 

  “Design is Loving Others."라는 그의 디자인에 대한 마인드의 예는 비단 프로토 타입(눈에 보이는 실제상태의 물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물건을 보다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이베이E-bay'였고, 교내 동료들과 24시간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페이스북Facebook'이었다. 그들이 단순히 세상에 없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즉 ‘돈을 위해’ 만들어냈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김영세에게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INNO's-Way라고 불러야할 ‘Design First'라는 그의 디자인 프로세스 방식에 있다. 그는 제품의 디자인을 수주하기 위해 기업을 찾아다니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넘치는 아이디어를 주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A라는 제품에서 불편함을 감지하거나, 더 나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면 그는 먼저 디자인을 서두른다. 그리고 그 디자인을 가장 잘 소화해 낼 기업을 찾아내는 방식을 취한다.

  이러한 방식은 ‘사업주의 통제력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무한한 상상력이 동원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반면 ‘과연 기업이 채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채택할 수 밖에 없는 차별적이고 유니크한 디자인이 좌우되겠지만, 미래의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라고 판단할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그의 설득력이 한 몫을 할 것이라 짐작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그가 생각하는 'Design'이라는 말에 담긴 뜻, 즉 디자인의 정의였다. 그 속에는 우리가 이매지너imaginer가 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버리고, 추구해야 할 마음가짐이 담겨 있었다.   

  “디자인(design)을 풀어 보면 ‘de+sign'이다. 즉, 기호sign의 구조를 파괴한다destruct는 뜻이다. 이를 다르게 말하면,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 변화를 추구한다making a change는 뜻이 될 것이다. 다르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본문 120 쪽

    21세기를 디자인의 시대라고 부른다. 미술가들이 순수예술에서 벗어나 생활 속에 그들의 미술을 심어나가는 시대, 첨단 디자인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아이팟과 맥북을 만들어낸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대표적인 디자인 CEO라 여기는 시대가 오늘날이다. 디자인의 시대라 해서 우리 모두가 펜을 들고 디자인 제품을 그려내라는 말이 아니다. CEO도 디자인경영을 해야 한다고 해서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공부하고, 자신의 집무실을 최첨단의 디자인 제품으로 가득 채워야 한다는 것 또한 아니다. 그가 말하는 디자인 경영이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을 ‘디자인’에 두고, 모든 기업 활동을 디자인을 먼저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었다. 디자이너는 비즈니스 감각에 맞는 디자인을 할 줄 알고, 경영자는 디자인 감각에 맞는 비즈니스를 할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디자인 경영이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불편함을 참지 마라’는 것이다. 자신이 이노디자인INNO-Design과 함께 걸어온 여정을 모두 보여준 것은 자화자찬의 자랑이 아니라, 우선 주변에 있는 사물과 사람을 흘러가듯 보지seeing 말고, 주의 깊에 보라는looking 것이었다. 그러면 보이지 않던 세상이 보이게 되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고 말해주려 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불편함과 개선점을 발견했거든 누군가 만들어줄 것을 기대하지 말고 생각하고 상상해서imagining ‘내가 그린 그림이 나오도록 움직여 개선하라’는 것이다.

  김영세는 이 책에서 ‘나 혼자만 이매지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나처럼 생각하고 움직여라. 그러면 당신도 이매지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노베이터>이후 4년 만에 제시한 <이매지너>는 미래의 성공은 ‘디자이너적인 창의력’에 달려 있고, 이런 창의력은 우리 모두가 지닐 수 있는 능력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자신의 상상력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거장巨匠의 또 다른 사랑의 디자인으로 비춰졌다. 그의 책을 읽는 것은 늘 반갑다. 만날 때 마다 생각의 크기가 조금 더 커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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