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왜 따르는가 -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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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 원칙

 

 

   2009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은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를 '지난 10년간 최고의 CEO'로 선정했다. 포춘은 "스티브 잡스가 컴퓨터와 음악, 영화 및 이동전화 등 4개 분야에서 이룩한 혁신적 성공 스토리는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라면서 “그를 최고의 CEO로 뽑은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 21세기 첫 10년은 ‘스티브 잡스의 10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애플은 아이팟을 시작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내놓으며 전 세계를 상대로 말 그대로 잭팟을 터뜨렸다. 애플의 성공에 세상이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해당 제품군의 표준이 되었다는 점이다.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시장이 휴대전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처럼, 아이패드는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은 물론 영상, 음악, 게임 등의 유통 구조에 변화를 일으켰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의외로 애플 내부에서 ‘포악한 폭군’, ‘무자비한 황제’로 불렸다. 직원들과 토론을 하다가 자신의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 큰소리로 ‘얼간이(jerk)'라 욕했고, 작업 결과를 보여주는 시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엔지니어들에게 “이건 완전 쓰레기야!”라고 소리쳤다. 한편 그는 직원들을 닥치는 대로 해고했다. 이른바 스티브식 종결(Getting Steved)이라고 해서 해고 대상인 직원들을 엘리베이터 등에서 만나면 구석에 몰아세우고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캐묻고 그에 대해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지 못하면 해고했다. 그래서 직원들은 스티브와 함께 타는 것이 두려워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이용했을 정도였다.

   이쯤에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은 ‘스티브가 비록 직원들을 거칠게 밀어붙였지만 그의 밑에서 싸우고 떠난 직원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플 밖에 나가기만 하면 기업 여기저기서 최고의 대우로 모셔갈 내로라하는 똑똑한 인재들이 스티브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애플에 계속 있었던 이유는 도대체 뭘까?

 

 

   <왜 따르는가>에는 그 의문에 대한 대답이 담겨 있다.애플 수석부사장이었던 저자 제이 엘리엇은 20여 년간 스티브 잡스의 오른팔로 함께 일하면서 최고의 인재들이 애플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유는 스티브만의 독특한 경영 방식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저자는 이 책에서 팀을 이끌어가는 스티브 잡스의 기본 전략과 팀원들을 혁신적으로 만드는 비결과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최고를 추구하고, 혁신적인 팀을 이끌어가는 스티브 잡스의 스타일과 방식을 소개했다. 저자는 스티브로부터 배운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리더십 교육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다른 무엇보다 제품과 사용자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스티브 잡스는 팀원들의 역량 그 이상으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그들에게 열의를 불어넣고 싶어 했습니다. 시장을 창출하고, 시장을 선도하며 흔들리지 않고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비전을 심어 준 것입니다.”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

   스티브는 자신의 리더십 원칙에 대해 “팀이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 더욱 공격적인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팀을 밀어붙이고 그들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 내 몫”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티브는 자신을 대신할 대리인을 키우는 일과 직원들을 자신의 비전에 동참시키는 일을 무엇보다 우선해왔다. 그는 “사회를 바꾸어놓을 정도로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제품 개발로 시작되지 않고 비전에서 시작된다.”며 비전을 강조했다. 별나기로 유명했던 잡스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사람들이 그를 따랐을 때 늘 기대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스티브의 비전 덕분이었다. 스티브가 직원들을 괴롭힌 것은 보다 완벽한 제품, 소비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놀라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스티브는 결코 ‘떼돈을 버는 대박제품을 만들자‘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우주에 흔적을 남기는 굉장한 물건을 만들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매킨토시를 만들 때에도 그는 ’우리는 단순히 획기적인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계를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며 팀을 다독였고, 스티브가 눈에 보이듯 제시한 비전은 정말 현실이 되었다. 우수한 인재들이 애플을 떠날 수 없었던 것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스티브의 비전 때문이었다.

 

 

완벽을 향한 리더의 열정

 

   스티브 잡스야말로 세계 최고의 소비자다. 스티브는 자신이 소비자로서 만나고 싶은 제품만을 애플의 제품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그는 소수가 아닌 소비자 모두를 위한 컴퓨터, 즉 퍼스널 컴퓨터를 만들고 싶어 매킨토시를 만들었고, 음악을 사랑하는 그가 어디서나 마음껏 음악을 듣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와 아이팟을 만들었다. 그리고 휴대폰이 편리한 물건이지만, 너무나 무겁고 사용하기 어렵고, 예쁘지 않아서 이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폰을 만들었다.

   스티브가 직원들에게 폭군처럼 엄격하고 강압적이며 냉혹하게 했던 것도 그의 열정 때문이다. 제품에 대한 열정 때문에 직원들에게 폭군으로 비춰졌다는 것이다. 스티브는 일에 대한 열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진정으로 열정을 느낄 만한 뭔가를 찾기 전까지는 차라리 웨이터 조수나 그 비슷한 일을 하는 게 낫다. 성공한 기업가와 그렇지 못한 기업가의 차이 가운데 약 절반은 끈기다.” 그 끈기를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열정인 것이다.

완벽한 제품을 향한 리더의 열정은 조직을 움직이게 한다. 책 <인사이드 애플>의 저자 애덤 라신스키는 “애플 직원들은 누구나 ‘미션’을 성취하기 위해서 일한다고 한다. 어떤 곳에 가서 주위를 둘러봤을 때 모두 자신이 만드는 제품을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큼 짜릿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회사에 남아있을 이유는 된다.”고 말했다.

 

 

 

 

리더보다 나은 인재 채용

 

   스티브 잡스의 인재채용에 있어 “반드시 A급 인재만 채용하라”고 고집했다. ‘B급을 몇 명이라도 채용하면, 결국 B급, C급도 채용하게 되면 곧이어 회사 운영이 결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능력 있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알고 지내는 법, 스티브는 유능한 A급 인재 후보자의 공급처를 회사 직원들로 보았다. 그는 회사에 인재를 추천해줄 때 마다 직원들에게 500달러를 지급했다. 스티브의 인재 채용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필요조건을 규정하라. 하지만 엄격하게 적용하지는 말라

2. 팀 자체를 채용 과정의 일부로 만들어라

3. 인재 찾기를 일상적인 방법으로 제한하지 말라

 

 

   스티브에게 면접자의 이력서는 관심 밖이다. 그는 면접자에게 “애플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말해주세요.”, "회사에서 잘린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진 후 그들이 하는 말보다 반응을 살폈다. 즉 상대가 당황하는지, 의표를 찔렸는지, 진실을 말할지, 쩔쩔매는지 등의 반응을 살폈다. 당연히 애플은 외부의 헤드헌팅 업체를 이용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인재를 선발한다. 결국 애플 문화에 적합한 인재를 뽑는 마지막 결정은 ‘이 사람에게 어떤 느낌이 들지?‘하는 “직감”을 근거로 하기 때문이다.

 

 

사람(소비자,직원)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2의 출시를 위한 설명회 연설에서 “우리가 창의적인 제품을 만든 비결은 우리는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있고자 했다. 기술과 인문학, 이 두 가지의 결합이 애플이 일련의 창의적인 제품을 만든 비결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애플 제품에는 어떤 인문학적 DNA가 들었을까?

   애플은 제품을 만들기에 앞서 ‘포커스 그룹’을 만들지 않았다. 스티브는 평소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 고객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발칙하기 짝이 없는 이 말은 잘 새겨들어야 한다. 스티브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지금까지 이러한 제품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제품을 만들어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애플의 모토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다. 이 말의 의미는 기존 가전회사처럼 혁신을 기술에만 둘 것이 아니라 사용자인 사람을 감동시키는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다르게 생각하기'는 애플 제품들의 비전과 안목에도 적용되었다.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인 매킨토시를 내 놓을 때 잡스는 “들어 올릴 수 없는 컴퓨터는 더는 컴퓨터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사무실 크기만 한 IBM 컴퓨터의 종말을 예고했다.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은 인간의 소유심리에 맞선 케이스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튠즈가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음반업자와 가수들은 ‘불법복제’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만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잡스는 문제는 인간의 소유욕망에 있다고 봤다. 그래서 스티브는 가수나 음반업자들처럼 불법복제자들에게 헛된 양심에 의거해 구걸하지도, 그들을 적발해서 처벌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 대신 잡스는 단돈 1달러에 채 10초도 되지 않아서 다운을 받는 아이튠즈라는 더 나은 환경의 제공이라는 새로운 인식의 틀을 제공해 ‘합법적인 다운로드 시장’을 창출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스티브의 경영 스타일은 현대 경영학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의 경영방식은 단순한 애플의 놀라운 성공에 머물지 않고, 소비자의 생활 패러다임을 바꿔놓으며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우리는 이러한 애플의 진화를 혁신(innovation)이라 불렀다. 애플의 혁신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어떻게 해야 고객이 성공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무엇이 소비자를 흥분시키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경영의 총체였다.

 

   ‘비즈니스는 리더를 반영한다‘는 말이 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한다는 비전을 갖고 열정을 쏟을 때 비로소 나를 응원하고 따르는 무리를 만들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과연 내가 고객이라면 이 제품을 기꺼이 살 것인가?' 천 번을 되물으며 완성도를 높였다. 인텔의 앤드루 그로브 회장이 말했던 지구 종말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편집광'은 스티브 잡스가 아닐까. 이 책을 통해 원칙은 없지만 진정성이 담긴 스티브 잡스의 고객과 직원에 대한 사람 경영법은 소비자의 아낌없는 사랑을 갈망하는 기업의 리더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월간금융(12월호)에 기고한 리뷰 입니다.

 

 

 

 

 

 

 


왜 따르는가

저자
제이 엘리엇 지음
출판사
흐름출판 | 2013-09-2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잡스와 애플을 직접 경험한 내부자의 시선으로 말한다! 사악할 정...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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